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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쓰기 26

시) twinkled

twinkled 너의 눈은 별처럼 반짝거렸었지. 그땐 너의 눈에서 별을 봤는데 지금은 별을 봐야 너의 눈이 떠올라. 하늘에서 별이 안 보이는 시대라 차라리 다행인 것 같아. 너의 말은 눈처럼 소곤거렸었지. 그땐 너의 말에서 눈을 봤는데 지금은 눈을 봐야 너의 말이 떠올라.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싫어진 나이라 차라리 다행인 것 같아. 너와의 포옹은 햇살처럼 포근했지. 그땐 널 통해서 봄을 느꼈었는데 지금은 봄만 되면 네가 떠올라. 이제 별은 보이지 않고, 눈은 싫어진 나이지만, 봄은 피할 수 없어서 어쩔 수가 없어. 분명히 난 너를 잊었어. 하지만 아직도 네가 떠올라. 너를 사랑했던 시간이 떠올라. 너와 함께했던 내가 떠올라. 그래서 더 견딜 수가 없어. insta : lypi_issak

글귀) 우린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 과거를 후회한다.

날카롭게 깨어진 과거의 삶을 상기하는 그 행위는 나를 효과적으로 피폐하게 했지만, 마치 의지와 지성을 가진 생명체같은 그 아픔은 나를 조정하여 언제든지 내 현재를 흔들며 날 괴롭혔다. 그 괴물은 때때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는데 그 말들은 나의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나의 자존감에 커다란 상처를 남길 수 있었다. 이를 막기위해서 나는 더더욱 과거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했다. insta : lypi_isaak

시) 첫눈

첫눈 매년 이 맘때쯤 우리 처음 만났던 그 곳에 첫눈이 내리면 전화를 주셨지요. 예쁜 달이 떴을때도, 봄비처럼 사랑이 올때도, 벚꽃처럼 사랑이 휘날릴때도, 아니주시더니 첫눈만 오면 당신은 내게 전화를 주셨지요. 어느새 난 겨울만 기다리며 살아요. 겨울이오면 당신을 처음 만났던 곳으로 달려가 첫눈만 기다리며 살아요. 그러다가 기다리던 첫눈이 내리면 미친 사람마냥 다 던져두고 오매불망 당신 전화만 기다리며 살아요. 난 이렇게 혼자인데 그대는 목소리만 남기고 떠났으니 전 어찌 사나요. 그대 목소리에 길들여져버린 내가 당신없는 계절들은 어찌 사나요. 달이 뜨면 예쁜 달이 떳다고, 봄비가 오면 사랑이 온다고, 벚꽃이 피면 사랑이 피었다고, 전화를 해주시길 바래보지만 당신은 항상 첫눈으로만 오시네요. insta :..

시) 나비

나비 그러니까 잔가지 가득한 그곳에 내려앉은 것은 한 마리 나비였다. 우리가 간절히 원하던 나비. 손을 뻗어볼까? 놓치면 어쩌지? 가만히 바라볼까? 날아가버리면 어쩌지? 우리가 안절부절 못하는 그 사이에 나비는 날아가버렸다. 그러니까 새싹이 돋아난 그곳에 내려앉은 것은 한 마리 나비였다.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나비. 이번엔 망설이지 말아야지. 이번엔 놓치지 말아야지. 잽싸게 움켜진 내 손 안엔 힘없이 부숴진 잔해만 남았다. 그러니까 잎사귀가 울창한 그곳에 내려앉은 것은 한 마리 나비였다. 우리가 아직도 원하는 나비. 이번엔 조심해서 잡아야지. 부숴지지않게 조심해서 잡아야지. 그물망 속에 갇힌 너무 아름다운 나비는 천천히 말라죽었다. 그러니까 꽃이 핀 그곳에 내려앉은 것은 한 마리 나비였다. 약하고 아름다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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